달팽이집

작화연(烵樺緣) 공개 외전

드라마와 같은 매체로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 접했던 민현은 익숙하지 않았어도 쉽게 받아들이며 배워갔지만, 종현은 달랐다. 민현의 품에서 울고 나니 몇백년 후로 왔을 때의 기분은 말로 설명 못하지. 민현처럼 미디어로 접할 수도 없던 많은 것들은 종현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지금 이곳은 몇백년 후고, 세상이 많이 바뀌어 모든 사람이 평등해졌다는 것도, 항상 ...

년북 황쩨

달이 구름에 가려졌다. 평소보다 더 어두워 아무도 밖을 나서려 하지 않았던 밤, 궁보다 환하게 불이 켜진 곳으로 가마의 행렬이 이어졌다. 사방이 뚫린 가마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지체 높은 양반들이었다. 편전에서나 볼 수 있는 양반들이 모두 모였다. 왕이 없는 편전 회의였다. “오늘은 어찌 진형군을 부르지 않고…….” “쓸모없는 꼭두각시를 뭐하러 부...

년북 황쩨

벌써 배에 아이를 품은 지도 여섯 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더웠던 날들이 시원해지고 화원에는 단풍나무가 보이다 잎이 바닥으로 떨어져 메말라가는 계절이 왔다. 평소에 열어두던 창문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이를 가져 쉽게 추위를 느끼는 종현 때문에 조 상궁이 일어나 창문을 닫았다. “아무래도 왕자 아기씨 아닐까 싶사옵니다. 마마.” “그래?” “딸 ...

년북 황쩨

어렴풋한 빛이 어둠을 물리치려 힘을 내고 있을 때쯤 민현의 눈이 떠졌다. 금방 눈을 감으면 다시 잠들 수 있는 새벽인데도 민현은 어둠에 눈을 적응시키기 위해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제일 먼저 앞에 있는 종현을 확인했다. 어둠에 가려 보이지는 않았어도 종현의 눈꺼풀에 있을 점 위에 입술을 내렸다가 다시 잠든 종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슨 꿈을 꾸는지 미간을...

비공개 외전 스핀오프